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기록에 약하다.
수많은 일들을 하면서도 너나 나나 할 것 없이 기록하는 일은 소홀하다.
그래서 일이 끝나도 흔적 남는 게 없는데 당시 L사에 납품하던 것을
우연히 필름카메라로 이 사진들을 찍을 수 있어서
그나마 자료로 남아 있었는데 그걸 디지털인더스 사장님이 CD로 담아줘서 이렇게 올릴 수 있다.
여우를 조각하고 있는데 옆에 염소 겉목을 쳐 놓은 게 보인다.
사진들이 모두 깨끗하지 않아서 마음에 걸린다.
사슴을 조각하고 있는데 조각도의 손때 묻은 칼자루가 더 눈에 들어온다.
사슴조각을 완성하고 찍은 사진
호랑이를 조각하고 있다.
조각하고 있는 나무 수종은 백송(White Pine)인데
침엽수 특유의 솔향이 좋고 결이 치밀하고 부드러우며 조각하기 쉽다
다만 나무가 연해서 조심스럽게 다뤄야한다.
완성된 호랑이조각
염소조각과 기타..
한우 앉아있는 모습을 조각해야 하는 것을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한우 모델을 찾는 것부터 어려웠다.
당시는 소를 한 곳에 가두어 놓고 키워서 만약에 소를 풀어 놓은 후에 소가 날뛸까 걱정돼서 원하는 사진을 찍을 수가 없었다. 그러다가 지인의 도움으로 충청남도까지 가서 겨우 원하는 사진을 얻을 수 있었다.
소는 모두 같이 생겼을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은 오산이다.
소의 종류마다 특유의 생김 생김이 모두 다르다는 것을 나중에 알았다.
개가 교미하는 모습을 조각해야 하는데 주변에서 쉽게 보이던 것도 정작 찾으니까 보이지 않았다.
끝내 못 찾아서 결국엔 스케치로 대신했는데 자료 때문에 힘들었던 기억이 새롭다.
개..이 조각들은 모두 모형회사로 가서 미세하게 털을 입히는 과정을 거친 후에 최종 완성된다.
그래서 털이 있어야 할 자리에는 조각이 빈약하다.
돌아보면 그냥 나무로 조각한 상태로 두는 게 더 좋았을 것 같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늑대와 개..뭐가 다를까? 그 특징을 찾아내서 조각을 한다는 건 쉽지 않다.
늑대..
목조각은 조각칼로 깎은 느낌이 있을 때가 좋다.
조각에 사포질을 해서 칼질한 각을 없애니까 조각의 기가 죽는 것 같다.
하지만 주문자가 원하는 건 목각이 아니라 작게 축소된 모형촌에 말이 걷는 모습이다.
모두 백송으로 조각한 줄 알았는데 목질을 유심히 보고
말의 뒷부분에 푸른기가 도는 걸 보면 이 목재는 마디카이다.
마디카는 재질이 무르고 나이테가 없으며 조각이 잘되는 나무다.
건조할 때 조금만 방심해도 바로 푸른 곰팡이가 돌아서 목재를 퍼렇게 만든다.
이 작업들은 모형회사와 공동작업이다
말의 갈퀴와 꼬리 털들을 조각하지 못해서 아쉽지만
L사의 모형촌에서 실제 말이 움직이는 것과 같은 분위기 연출이 목적이기 때문에
모형회사에서 이 말조각 마감을 멋지게 했을 것으로 기대한다.
토끼..
다이어리 위에 크기를 가늠하기 위해서 담배를 놓고 찍었다.
돼지가 묶인 모습을 표현한 조각이다.
다리는 실제 끈으로 묶으려고 모아진 상태로만 조각했다.
고양이..
두꺼비와 쥐 그리고 고슴도치였던 것 같은데
털을 조각하지 않은 채로 시간이 흐른 후에는 기억이 가물거린다.
닭.. 다리는 나무로 조각하기엔 너무 가늘어서 가는 철사로 만들기로 했었다.
갈매기..
까마귀..
비둘기..
까치
가..갈매기였나..? ^^;;
오리
내가 조각을 했어도 돌아보면 이렇게 작은 것들을 어떻게 조각했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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